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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통 30기 수료전에 부치는 글 2013.08.07

술통 30기 '온통' 수료전에 부치는 글


온통 글씨, 온통 공부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소리를 언어화하여 의사소통을 해왔다.
말, 즉 언어는 다시 문자로 만들어져 인간은 문명의 시대를 연 것이다.
문자 이전에 인간은 그림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기록하였고
이 그림은 점점 기호화 되며, 문자가 된 것이다.

문자의 태동과 발전에는 동서양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그 문자를 쓰는 도구는 동서양의 차이가 일어났다.
동양, 특히 중국에서는 동물의 털을 사용하여 붓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른바 모필毛筆의 발명이자 사용이다.
모필은 초기 단순히 기록의 수단으로서 사용되었지만 모필의 특징인
탄력을 이용한 글쓰기는 점점 문자조형예술로 발전했다.

바로 서성書聖이라 일컫는 왕희지에 의해 완성된 예술로서의 글쓰기,
즉 서예는
동서양의 글쓰기 문화를 완전 갈라놓았다.

동양의 글쓰기, 서예는 예술적인 가치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필법이나
서법의 터득과 더불어 추사 김정희 선생은 학예일치學藝一致라 하여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동시에 요구하였다.
이른바 팔뚝 밑에 만 권의 책을 품어야만 비로소 기운생동氣韻生動의 글씨가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단순히 붓을 들어 글씨를 쓴다고 해서 그것이 곧 예술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상업적인 서예나 손글씨도 반드시 부단한 자기공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전통의 올바른 이해와 공부,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
바로 ‘법고창신法故創新’이다.

우리는 바로 이 ‘창신’을 위해 지난 3개월 여 동안 자신을 채찍질하며 공부해 왔다.
한글 제자원리의 진정한 이해로부터 붓을 잡는 법, 그리고 한글서예의 기초와 응용,
다양한 캘리그라피의 분석과 창작의 방법들을 함께 고민하고 공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부는 어디까지나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주춧돌을
잘 놓아야 하듯이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한 기초를 튼튼히 쌓는 공부였다는 점이다.
결코 완성이 아니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좋은 글씨, 좋은 캘리그라피는 무엇일까?
이 부단한 물음이 캘리그라피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온통 글씨’가 아니라 ‘온통 공부’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캘리그라피 술통 30기 수료전시회, 이를 위해 정말 온 힘을 다해준
30기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사랑을 담아

한밝 강병인 쓰다.

이천십삼년 유월 이십이일